“기저귀 가져와”는 곧잘 따르는데 원하는 게 있으면 손가락만 가리키는 아이가 있습니다. 반대로 말은 많은데 “신발 벗고 의자에 앉아”처럼 두 가지 행동이 담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죠. 이렇게 뜻을 전하는 능력(표현언어)과 말을 알아듣는 능력(수용언어)은 같은 속도로 발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말귀는 알아듣는 것 같은데 왜 말을 안 할까요?”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능력이기 때문에 각각 다른 방향으로 발달을 도와야 합니다. 지금부터 수용언어와 표현언어의 뜻부터 차이, 집에서 발달 관찰 기록하는 법까지 순서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 본 콘텐츠에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용언어 뜻, 말과 신호를 이해하는 능력
수용언어는 다른 사람이 한 말의 뜻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단어를 알아듣는 것뿐 아니라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고, 질문이나 지시에 알맞게 반응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입니다.
- “신발 가져와”라는 말을 듣고 알맞은 물건을 가져옵니다.
- “사과랑 바나나 중에 뭐 먹을래?”라는 질문에서 두 선택지를 구분합니다.
- 그림책을 보며 “고양이는 어디 있지?”라고 물으면 해당 그림을 가리킵니다.
- “먼저 손을 씻고 의자에 앉자”처럼 순서가 담긴 말을 이해합니다.
다만 지시를 한 번 따랐다고 수용 언어가 충분히 발달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매일 반복된 순서나 어른의 시선이나 손짓을 보고 행동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낯선 곳에서 반응이 늦었다고 이해가 부족한 것도 아닙니다. 낯선 환경이라 긴장했거나, 평소에 들어본 적 없는 표현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요구를 밖으로 전하는 표현언어는 어떻게 나타날까요?
표현언어 뜻, 생각과 요구를 전하는 능력
표현언어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원하는 것, 생각과 감정을 말이나 문장으로 전하는 능력입니다. 아직 말이 서툰 영유아를 평가할 때는 시선, 가리키기, 몸짓 같은 여러 의사소통 방식도 함께 살펴봅니다.

일상에서는 이런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 원하는 음식을 가리키거나 이름을 말해 요구합니다.
- 싫을 때 고개를 젓거나 “안 해”, “싫어”로 거절합니다.
- 본 것을 알려주려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말합니다.
- 낱말을 이어 문장을 만들고, 겪은 일을 순서대로 설명합니다.
말수가 많거나 발음이 정확해도, 외운 문장을 반복하는 것과 상황에 맞게 전달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표현언어는 양이 아니라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하는지로 봐야 합니다.
이제 두 능력이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 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수용언어 표현언어 차이, 같은 상황에서 다른 반응
쉽게 말해, 수용언어는 ‘알아듣기’, 표현언어는 ‘뜻 전하기’ 입니다.
| 생활 장면 | 어른의 말 | 👂수용언어 (알아듣기) | 🗣️ 표현언어 (뜻 전하기) |
|---|---|---|---|
| 간식 고르기 | “우유, 물 중 뭐 마실래?” | 두 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걸 이해 | 가리키거나 말로 원하는 것을 알림 |
| 장난감 정리 | “블록 상자에 넣어 줘” | 무엇을 어디에 해야 하는지 이해 | 도움 필요하면 몸짓, 말로 요청 |
| 그림책 보기 | “누가 자고 있어?” | 그림 속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걸 이해 | 인물, 행동을 말이나 몸짓으로 표현 |
| 어린이집 이야기 | “어디서 놀았어?” | 장소에 대해 답해야 한다는 걸 이해 | 놀았던 장소, 경험을 말로 전함 |
| 아픈 곳 알리기 | “어디 아파?” | 몸의 어느 부위인지 묻는다는 걸 이해 | 아픈 곳을 가리키거나 말로 설명 |
영유아는 대체로 말하는 것보다 알아듣는 능력이 먼저 발달합니다. 그렇다고 잘 알아듣는다는 이유만으로 말이 늦어도 계속 기다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수용언어와 표현언어는 서로 영향을 주며 발달하기 때문에, 두 능력의 차이가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참고로, 상황과 상대에 맞게 말을 주고받는 능력인 화용언어도 의사소통의 한 축입니다. 의사소통은 말을 이해하고(수용언어), 자신의 뜻을 표현하며(표현언어), 상대와 주고받는 능력(화용언어)이 서로 맞물리는 과정입니다.
수용언어와 표현언어의 차이를 확인했다면 다음엔 뭘 봐야 할까요?
언어검사 결과, 점수와 생활 모습을 함께 봐야 합니다
언어검사는 단지 점수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어떤 문항에서 어려움이 반복됐는지, 검사실 반응이 일상과 일치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여러 내용이 담긴 지시를 놓쳤다면 문장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낯선 환경이나 피로의 영향인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결과 상담 시 부모가 함께 확인할 것
- 수용 및 표현언어 점수 차이는 어떻게 해석하나요?
- 단어 이해, 지시 따르기, 요구하기, 문장 만들기 중 강점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 검사실 반응과 집, 어린이집 모습이 비슷한가요?
- 청력과 조음기관(혀, 입술 등 발음 기관), 놀이와 몸짓, 또래 의사소통도 확인했나요?
- 다음 단계는 관찰, 추가 평가, 부모 코칭, 언어치료 중 무엇인가요?
📌 언어검사,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래의 두 검사는 대상 연령과 방식이 다르므로 점수를 그대로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PRES(취학 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척도) : 만 2~6세를 검사자가 직접 평가하며, 관찰이 어려운 항목은 부모 면담으로 보완합니다.
SELSI(영유아 언어발달검사) :는 생후 4~35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보호자가 일상 모습을 보고하는 방식으로 수용 및 표현언어 발달을 확인합니다.
이렇듯 언어평가는 검사뿐 아니라 보호자와 교사의 관찰, 놀이 속 의사소통, 청력과 전반적인 발달을 종합해 아이가 이미 잘하는 것과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합니다.
치료 목표는 아이가 잘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아이가 이미 할 수 있는 것을 발판 삼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평가에서도 부족한 점을 나열하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다음에 도울 부분을 먼저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 말은 알아듣는데 요구가 어려운 아이라면? 이미 이해하는 단어를 활용해 표현 연습부터 시작합니다. → 집에서는 아이가 가리키거나 소리를 내면 “물”, “물 주세요”처럼 뜻을 짧은 말로 붙여 주세요.
- 질문이나 긴 지시를 놓치는 말 많은 아이라면? 말을 줄이기 전에 먼저 듣기 처리를 돕습니다. → 집에서는 “신발 신어” 같은 짧은 지시부터 시작하고, 어려워하면 문장을 줄이거나 손짓을 더해 주세요.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언어치료 시작 시기와 비용, 기관 선택 기준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용언어 표현언어 발달, 집에서 일주일간 적어 보세요
집에서 아이를 볼 때는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같은 결론부터 적기보다, 어른이 무슨 말을 했고 아이가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그대로 기록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 관찰기록지 다운로드(PDF/Word)
인쇄용 PDF 내려받기
작성용 Word 파일 내려받기
아래는 기록할 때 함께 표시할 것들입니다.
- 반복하거나 손짓으로 알려주기 전 첫 반응인지
- 집에서는 되는데 낯선 곳에서는 어려운지
- 익숙한 지시와 처음 듣는 지시에서 반응이 다른지
- 말 대신 시선, 가리키기, 몸짓, 소리로 뜻을 전하는지
- 최근 몇 달간 이해, 표현 방식이 조금씩 늘고 있는지
이러한 어려움이 집과 어린이집 등 여러 환경에서 반복되거나 뜻을 전하는 방식이 잘 늘지 않는다면 상담을 받아보세요. 특히 전에 사용하던 말이나 몸짓이 줄어든 경우에는 가급적 빨리 진료와 평가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아산소리이비인후과 한마디
아이가 실제 생활에서 어떤 말을 이해하고,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도울 수 있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또래보다 언어발달이 1년 이상 느렸던 42개월 아이

“한 학기 동안 보니 또래보다 언어가 많이 느린 것 같아요.”란 어린이집 선생님의 한마디를 시작으로 검사를 받게 된 아이입니다. PRES 결과, 생활연령 42개월, 전반언어발달연령 29개월. 수용과 표현언어 모두 또래보다 1년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주 2회 언어치료를 시작했고, 어머니와 외할머니 모두 치료에서 배운 방법을 집에서 꾸준히 적용했습니다. 약 1년 후 재평가에서 두 영역 모두 또래 범위 안에 들어왔습니다.
“평소엔 몰랐는데 검사 결과에 나온 숫자로 보니까 그제서야 실감이 나더라고요. 이제는 아이가 설명하면 알아듣고, 필요한 것도 말로 표현해줘요. 이게 제일 신기했어요.” – 실제 부모님 후기
→ 수용언어와 표현언어 지연 치료 사례, 자세히 보러가기

아산소리이비인후과 아동발달클리닉에서는 청력과 중이 상태, 조음기관 등 언어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체적 기초를 진료로 확인하고, 아이의 수용언어와 표현언어 수준에 맞춰 필요한 언어평가와 치료 방향을 안내합니다. 진료와 검사 일정은 전화 또는 네이버 예약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질문
수용언어와 표현언어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
두 영역은 함께 의사소통을 이루므로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나누기 어렵습니다. 아이가 잘 이해하는 내용과 잘 표현하는 방식, 두 영역의 차이가 생활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귀는 알아듣는데 말이 늦으면 표현언어만 문제인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익숙한 상황과 손짓을 보고 행동한 것인지, 낱말과 문장 자체를 이해한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말소리, 몸짓, 놀이, 청력과 전체 언어평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표현언어에 몸짓도 포함되나요?
아이가 자신의 뜻을 전할 때 사용하는 시선, 가리키기, 고개 끄덕이기 등의 몸짓도 평가에서 함께 살펴봅니다. 다만 이를 표현언어 점수에 어떻게 반영하는지는 검사 도구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이보다 낮으면 바로 치료해야 하나요?
점수 하나로 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문항에서 어려움이 반복됐는지, 생활에서도 같은 모습인지, 청력과 전반 발달은 어떤지를 종합해 관찰, 추가 평가, 치료 중 다음 단계를 결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