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잘 하던 “엄마” 소리가 줄거나,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으면 자폐 퇴행이 아닐까 걱정되실 텐데요. 자폐 아동의 약 30%가 이런 퇴행을 겪었고, 처음 나타난 시기는 평균 생후 19.8개월이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21년 자폐 퇴행의 빈도와 시작시기를 조사한 연구)
다만 퇴행이 보인다고 모두 자폐는 아니어서, 청력 같은 다른 원인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국내외 연구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바탕으로 자폐 퇴행 시기와 증상, 이유, 증상이 의심될 때 해야할 일들을 오늘 정리해드릴게요.
※ 본 콘텐츠에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폐 퇴행이란?

자폐 퇴행은 아이가 이전에 하던 말이나 눈맞춤, 사람과 주고받던 행동을 잃거나 뚜렷하게 덜 하는 현상입니다. 잘 발달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이에게 이런 변화가 생기면서 부모가 처음 자폐를 의심하기도 합니다. 발달 지연과는 다른데요. 발달 지연은 아이가 또래에 비해 발달이 느린 것이고, 퇴행은 할 수 있던 능력이 줄거나 사라지는 것입니다.
자폐 퇴행 시기, 몇 개월에 나타날까요?
자폐 퇴행은 대개 생후 2년 전후에 나타납니다. 75개 연구, 3만 3천여 명을 모은 21년 호주 멜버른대학교에서의 연구에서 퇴행이 처음 나타난 평균 시기는 생후 19.8개월이었고, 국내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에서는 평균 24~26개월로 조금 더 늦었습니다.

| 연구 | 대상 | 퇴행 비율 | 처음 나타난 시기 |
|---|---|---|---|
| 해외 메타분석(2021) | 75개 연구, 33,014명 | 30% | 평균 19.8개월 |
| 국내 분당서울대병원(2023) | 자폐 아동 1,020명 | 10.2% | 평균 24~26개월 |
실제로 네이버에서 ‘자폐 퇴행’을 검색해보았습니다. 이 때에도 18~19개월 유아의 발달 퇴행, 즉 자폐로 인한 ‘퇴행’을 의심하는 글들이 보입니다.

자폐 퇴행 증상, 어떤 행동이 줄어드나요?
연구를 보면 퇴행은 주로 말과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나타났습니다.

✅ 쓰던 단어가 줄거나 사라집니다
국내 연구에서 퇴행을 보인 자폐 아동 104명 가운데 77명이 ‘말’과 관련된 퇴행이었어요. 자주 쓰던 단어를 쓰지 않거나, 따라 하던 말을 멈추는 식으로 나타났습니다.
✅ 눈맞춤과 호명반응이 줄어듭니다
눈을 맞추며 웃던 아이가 눈을 피하거나,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던 아이가 반응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가장 흔한 퇴행증상인데요. 좋아하는 것을 가리키며 보여 주던 행동, 손 흔들기 같은 몸짓이 함께 줄기도 합니다.
불러도 반응이 적을 때 살펴볼 점은 호명반응 글에 정리했습니다.
✅ 사회적 교감(상호작용)이 줄어듭니다
까꿍 놀이를 하면 함께 웃거나 부모의 표정과 행동을 따라 하던 아이가, 이런 놀이에 예전만큼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에 하던 놀이와 감정 표현을 서로 주고받는 행동이 뚜렷하게 줄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 걷기와 운동 발달은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
걷기 같은 운동 기술은 대개 퇴행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잘 걷고 뛰는 모습만 보고 괜찮다고 넘기기 쉽죠. 그래서 신체 발달에는 문제가 없는데, 말과 아이의 행동 반응만 줄었다면 더욱 눈여겨봐야 합니다.
자폐 퇴행 이유, 아직 하나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연구마다 퇴행을 정의하는 방식과 확인하는 도구가 달라 원인을 한 가지로만 좁히기는 어렵습니다. 21년 분석에서도 퇴행을 같은 기준으로 정의하고 어릴 때부터 여러 번 확인할 도구가 필요하다고 정리했습니다. *참고로 98년 한 논문이 홍역, 볼거리, 풍진(MMR) 예방접종이 퇴행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논문은 2010년에 철회됐습니다.
퇴행이 보이면 모두 자폐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퇴행이 보인다고 모두 자폐는 아닙니다. 국내 연구에서도 자폐가 아닌 아이 418명 가운데 2.05%에서 퇴행이 보고됐습니다. 말이 줄어든 원인이 듣기 문제나 다른 신경 질환일 수 있어서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잘 듣지 못해 반응이 줄었다면, 중이염을 의심하세요
중이염은 아이들에게 아주 흔한 귀 질환이고, 아이는 아프다고 말하기보다 보채거나 잘 못 듣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귀에 염증이 있어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불러도 반응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 2~8세에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되었다면, 드문 신경질환일 수 있습니다
란다우-클레프너 증후군은 말을 이해하고 쓰는 능력을 잃는 드문 신경 질환으로, 2세에서 8세 사이에 시작합니다. 듣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경련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뇌파검사로 확인하고,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난청이 없는지 청력검사도 함께 합니다.
퇴행이 의심될 때, 부모님이 해야 할 3가지
아이가 쓰던 말이 줄었다면 조금 더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드실 텐데요. 퇴행이 의심될 때는 기다리기보다 빨리 상담을 받아 보시는 게 좋습니다. 소아정신과 전문의들도 나이와 상관없이 말이나 사회성 기술을 잃는 것을 바로 진료받아야 할 신호로 꼽습니다.
영유아기는 뇌가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인 만큼,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언어와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실제 치료 현장에서도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퇴행이 의심된다면, 다음 세 가지를 챙겨 주세요.

1️⃣ 아이의 변화를 디테일하게 기록하세요
언제부터 어떤 말이 줄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집니다. 마지막으로 쓴 단어와 그 무렵, 예전에 잘 반응하던 영상과 지금 영상, 그 사이 아팠거나 생활이 바뀐 일을 적어 오시면 의료진이 아이의 발달력을 짚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가까운 곳에서 청력과 언어를 함께 확인하세요
말이 줄었을 때는 듣기 문제가 없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이비인후과 안에 언어발달센터가 있으면 귀 상태와 청력검사, 언어평가를 한 곳에서 이어서 받을 수 있어, 원인이 귀에 있는지 발달에 있는지 빨리 좁혀 볼 수 있습니다.
3️⃣ 진단 예약은 걸어 두고, 기다리는 동안 손을 놓지 마세요
자폐 진단은 주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에서 받는데, 이름난 대학병원은 첫 진료까지 몇 달, 몇 년씩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2025년 대한소아청소년행동발달증진학회도 진단까지 평균 6~12개월을 기다리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예약은 걸어 두되, 그동안 지역의 전문 의원 발달센터에서 평가와 언어치료를 먼저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검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자폐 스펙트럼 증상 글의 검사 시점과 진단 과정에 정리했습니다.
👨⚕️아산소리이비인후과 한마디
말이 늦는 것과 이미 하던 말이 줄어드는 것은 다르게 봐야 합니다. 쓰던 단어나 눈맞춤이 줄었다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언제부터 무엇이 줄었는지 적어 두고 진료와 평가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아산소리 아동발달클리닉은 아이의 언어 이해와 표현, 화용언어, 상호작용 수준을 평가해 치료 목표를 정합니다. 이비인후과 안에 있어 필요한 경우 이비인후과 진료와 유소아 청력검사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평택 지제역 근처라 평택, 송탄, 안성, 오산에서도 오시기 편하니,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찾아주세요.

자주 하는 질문
자폐는 보통 언제 발현하나요?
자폐 신호는 18개월 이전부터 나타날 수 있고, 경험 많은 전문가는 2세 무렵에 진단하기도 합니다. 퇴행은 그중 일부 아이에게 생후 2년 전후로 이미 하던 것이 줄어드는 모습이라, 처음부터 발달이 느린 경우와 나눠서 봐야 합니다.
자폐는 완치될 수 있나요?
현재 자폐 치료는 일상생활과 삶의 질을 방해하는 증상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핵심 증상을 치료하는 약은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처럼 아이에게 필요한 치료를 일찍 시작해, 할 수 있는 기술을 하나씩 늘려 가는 데 집중합니다.
자료 출처
- Tan C 외, Prevalence and Age of Onset of Regression in Children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 Autism Research(2021)
- Kim YR 외, Loss of Acquired Skills: Regression in Young Children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s, 소아청소년정신의학(2023)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폐 선별과 진단, 자폐 치료(2024)
-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조기 발견
- 의협신문, 소아 발달장애 진료 사각지대(2025, 대한소아청소년행동발달증진학회 정책간담회)
- 존스홉킨스 메디슨, 란다우-클레프너 증후군
